요즘 애니메이션 시장, 정말 다채롭죠. 그런데 그 가운데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이 하나 있어요. 바로 5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한국 첫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, **『이 별에 필요한』**입니다. 단순히 “한국 최초”라는 수식어 때문만은 아니에요.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감정선과 이야기의 결이 꽤 특별하거든요.
🪐 사랑이 닿기엔 너무 먼 거리, 화성과 지구
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돼요. 주인공 난영은 화성 탐사에 참여한 우주인이에요. 우주복을 입고 조용한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꽤 낭만적으로 보이지만, 사실 그녀의 내면은 복잡하죠. 엄마의 흔적을 찾아 화성까지 오게 된 그녀는 외롭고 낯선 공간 속에서도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.
한편 지구에 남아 있는 제이는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음향기기를 고치며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이에요.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곳에 있지만, 이상하게도 마음이 통하죠. 직접 만날 수도 없고, 현실적으로 닿을 수 없는 거리인데도, 둘 사이에는 따뜻한 대화와 감정이 오갑니다. 어쩌면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사랑과도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?
🎙️ 김태리와 홍경, 목소리 그 이상의 연기
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김태리(대표작 : 미스터션샤인, 정년이)와 홍경(대표작 : 약한영웅)이라는 배우들이 단순히 목소리만 빌려준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. 그들은 실제로 연기를 하고, 표정을 짓고, 몸짓을 하며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어요. 애니메이션이지만, 인물들의 감정이 유독 진하게 느껴졌던 건 이 덕분일 거예요.
특히 김태리의 난영은 감정을 억누르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잘 표현해내고, 홍경의 제이는 음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젊은 뮤지션의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. 두 사람의 케미가 화면 너머로도 전해질 정도로 자연스러웠어요.
🎨 한지원 감독이 그려낸 새로운 한국 애니메이션
감독은 한지원,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이미 감성 연출로 이름을 알린 분이에요. 이번 작품에서는 우주라는 이질적인 공간을 굉장히 감성적으로 그려냈습니다. 차갑고 텅 빈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는 우주가, 이 작품에서는 어딘가 따뜻하고 고요하게 다가와요.
게다가 이 영화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섞은 듯한 연출을 보여주는데요, 덕분에 감정 표현이 훨씬 리얼하고 와닿아요. 우주와 지구,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인물들을 하나의 리듬 안에 담아낸 구성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.
🎵 음악이 주는 울림
뮤지션 제이의 설정답게 이 작품에서는 음악도 큰 역할을 해요. 제이는 낡은 기기를 고치며 음악을 만들어내는데, 그 감성 자체가 어딘가 따뜻하고 포근해요.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, 화려함보다는 차분함. 바로 그런 톤이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요.
영화가 끝나고 나면 그 잔잔한 멜로디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맴돌 거예요. 누구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, 또 누구에게는 현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소리로 다가올 수도 있겠죠.
🌠 꼭 필요한 건, 사실 아주 작고 따뜻한 것들
『이 별에 필요한』이라는 제목은 처음엔 좀 낯설게 들릴 수 있어요. ‘별에 필요한 게 뭐지?’ 싶었는데, 영화를 보고 나니 그 의미가 뭉클하게 다가왔어요. 화성에 간 이유도, 사랑이 시작된 이유도, 결국은 ‘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’ 때문이었거든요.
넓은 우주에서도, 서로 다른 별에 있어도… 우리를 잇는 건 기술이나 말이 아니라 결국 감정이라는 걸 이 영화는 잔잔하게 말해줘요.
🎥 마무리하며
『이 별에 필요한』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입니다. 비주얼이나 스토리텔링 면에서도 기존 일본, 미국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결을 보여주면서도 세계 관객에게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잘 담아냈어요.
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이 해외에서도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요, 감성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려요. 조용히 마음을 울리는 영화, 『이 별에 필요한』은 여러분에게도 꼭 ‘필요한’ 작품이 될 거예요.